소비자의 정보획득의 장애요인

 소비자 정보의 획득과정에 존재하는 장애요인을 파악하는 것은 이를 제거 또는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세울 수 있게 함으로써 소비자의 정보획득이 보다 바람직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매일 매일의 시장에서 선택을 잘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 획득하는 것은 소비자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이다. 소비자 정보 획득의 장애요인은 소비자 측의 문제점과 소비자 정보 제공환경의 문제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소비자 측의 문제점으로는

 

첫째, 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구매 선택에 있어 정보를 열심히 추구하고 활용하는 경향을 보여주지 않는 데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환경이 마련되지 않는 데서 그 주된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데도 그 원인이 있다. 즉 소비자들은 정보를 잘 탐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어진 정보도 잘 활용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둘째, 소비자 정보 처리 능력의 한계이다. 너무 많은 정보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경우 소비자들은 정보를 획득, 처리하는데 제약을 받게 되며 이것은 정보과부하의 문제를 야기시킨다.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제품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소비자 보호론자들의 주장은 최적의 선택은 모든 대안에 대한 충분한 정보에 의해 가능하다는 경제이론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최적의 선택을 추구하지 않는 경향을 보일 뿐만 아니라 추구할 수도 없다. 즉 정보탐색의 비용과 정보처리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모든 대안적 상표를 고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많은 정보가 필연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며 너무 많은 정보는 의사결정에 있어서 혼란을 가져오고 비효율적으로 결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가 단기기억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제품정보의 양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주면 오히려 최선의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감소한다는 주장이 쟈코비(Jacoby et al, 1974) 등에 의해 제시되었는데 이를 정보과부하 가설이라 한다.

 

셋째, 정보비용의 문제이다. 현대 시장경제에 여러 특성이 소비자의 정보비용을 점점 더 증가시키며 이것이 소비자의 정보획득과 사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먼저 개별 가계가 구입하는 상품, 상표, 모델의 종류가 계속 출현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은 그 어느 집단보다도 가장 많은 종류의 다양한 재화를 구매하면서도 전문화나 분업에 의한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아 가장 덜 전문화된 방식으로 구매하는 집단이다. 그러므로 정보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개별 가계는 이를 손쉽게 획득, 활용하고 있지 못하여 따라서 정보를 획득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마련이다. 소비자 정보비용을 상승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은 정보의 전달 메커니즘이 발달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즉 정보가 존재하고는 있지만 그것의 분배가 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한정된 시간에 대한 인식이 더욱 커지게 되면서 보다 강한 시간 압박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것은 소비자의 정보획득 비용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넷째, 소비자 정보의 공공재적 특성이다. 소비자 정보는 공공재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을 통해서는 충분히 공급될 수 없다. 즉 소비자 정보의 공공재적 특성으로 인하여 여타의 공공재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무임승차자의 문제가 야기되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소비자는 다른 누군가가 소비자 정보를 획득하여 제공해 주기만을 원할 뿐 스스로는 이를 위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소비자 정보 제공 환경의 문제점으로는

 

첫째, 현대사회의 시장 구조적 특성이다. 시장구조는 소비자 정보의 양과 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먼저 독과점적인 시장구조하에서는 소비자들의 상품선택 폭이 좁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이나 품질을 상호 비교할 수 없게 되므로 독과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소비자 정보를 제공하려는 유인은 줄어들게 된다. 한편 시장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기업들이 품질면에서 극히 동질적이기 때문에 가격경쟁이 주를 이루는 경우에는 이들이 가격담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에 상품의 품질이나 서비스의 질에 대한 소비자 정보의 공급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상품 차별화를 통한 독점적 경쟁산업 또는 비가격경쟁이 주를 이루는 산업에 있어서는 품질에 관한 보다 많은 소비자 정보가 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으나 이러한 정보제공이 허위적인 상품 차별화를 유도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둘째, 기업의 정보제공 태도로 인한 문제점이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커뮤니케이션 경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생산자 또는 판매자 주도적 커뮤니케이션 경로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이들에게 유리하도록 편향돼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라기보다는 기업이 제공하고 싶은 정보를 강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상품의 실질적인 기능이나 품질, 수명, 안전성 등 상품의 잘 알 수 없는 품질에 관련된 정보는 편파적이기 쉽다. 이처럼 판매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소비자에게 전하는 것은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귀속성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정부의 정보정책 미비로 인한 문제점이다.

정보가 불완전한 정보로 인해 야기되는 각종의 문제해결을 위해 시장에 개입하게 될 때 취하게 되는 접근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 정부는 소비자 정보를 직접 생산하여 시장에 제공할 수 있는데 상품 비교 테스트 정보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상품 비교 테스트 정보는 주로 실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상품의 기능적 측면에 대한 품질 비교이며 이외의 다른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있고 또한 상품평가에 있어 더욱 중요한 속성들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는 데 문제가 있다. 그리고 상품 비교 테스트 정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와 활용 정도도 그리 높지 않은데 이는 이러한 정보의 전달 메커니즘에 대한 고려와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상품 비교 테스트 정보 이외에 가격에 관한 정보라든가 시장에 관한 정보 등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제대로 공급되고 있지 못하다.

㉯ 정부가 취하는 보다 보편적이고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은 기업들이 정보를 공급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개별 소비자들이 부담해야만 할 정보비용을 낮추어 주는 것으로 구체적인 정책 수단으로는 물품의 안전기준 설정과 허위, 과장광고의 규제, 표시규제, 품질인증제도, 등급 사정, 제품 표준화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자 정보 정책 수단들에 있어서 많은 미비점이 존재하고 있다.